임대차가 끝날 때 임차인이 설치한 인테리어를 어디까지 철거해야 하는지, 설치비를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가 자주 다투어진다. 임차인은 자신이 돈을 들여 설치했으니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임대인은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원상회복의무, 부합, 부속물, 필요비·유익비 상환청구, 비용상환 포기 특약을 구분해야 한다.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는 임대차 종료 시 임차목적물을 반환할 때 문제 된다. 민법 제615조는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와 관련되는 기본 조항이고, 필요비·유익비 상환은 민법 제626조에서 따로 정한다. 또 설치물이 건물과 분리될 수 없을 정도로 결합되었는지는 부합 법리와 연결된다.
원상회복은 모든 흔적을 없애는 뜻이 아니다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 시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서, 사용 기간 동안 생긴 모든 변화나 노후화를 임차인이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인 사용으로 발생하는 마모, 시간 경과에 따른 노후화, 임대인이 당연히 부담해야 할 수선 영역은 임차인의 원상회복 범위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반면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구조를 변경했거나, 영업을 위해 벽체·배관·전기·간판·내부 마감 등을 설치했다면 그 부분은 원상회복 대상이 될 수 있다. 계약서에 "임차인은 임대차 종료 시 시설물을 철거하고 원상복구한다"는 조항이 있으면 그 조항의 범위가 먼저 검토된다.
다만 원상회복 조항이 있더라도 무조건 전부 철거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설치물이 건물과 결합된 정도, 철거 시 건물 훼손 가능성, 임대인이 설치를 승낙한 경위, 계약서 문구, 시설물의 성격을 함께 봐야 한다.
부합된 인테리어는 소유권 귀속이 달라질 수 있다
임차인이 설치한 인테리어라도 건물에 부합되면 소유권이 건물 소유자에게 귀속될 수 있다. 부합은 어떤 물건이 다른 물건에 결합되어 분리하기 어렵거나, 분리하면 과도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떼어낼 수 있는 가구, 이동식 집기, 간판 일부는 임차인 소유로 남을 수 있다. 반면 바닥재, 벽체 마감, 배관, 전기설비, 구조적으로 결합된 시설은 건물과 분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는 설치비를 누가 부담했는지와 별개로 소유권 귀속이 달라질 수 있다.
부합되었다고 해서 임차인이 항상 비용을 돌려받는 것은 아니다. 부합 여부는 소유권 귀속의 문제이고, 비용상환은 필요비·유익비 상환청구 또는 부당이득반환 문제로 따로 검토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설치했으니 내 것"이라는 주장과 "건물에 붙었으니 비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판단된다.
필요비와 유익비는 성격이 다르다
필요비는 임차목적물을 보존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이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해야 할 긴급 수리를 임차인이 대신 한 경우에는 필요비 상환이 문제 될 수 있다. 유익비는 임차목적물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비용이다. 인테리어 비용은 사안에 따라 유익비로 주장될 수 있지만, 모든 인테리어 비용이 곧바로 유익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상가 인테리어는 임차인의 영업 목적에 맞춰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음식점, 병원, 미용실, 학원, 사무실마다 필요한 시설이 다르고, 다음 임차인이나 임대인에게 같은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때도 있다. 따라서 유익비를 주장하려면 해당 시설이 임대차 목적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켰는지, 임대인에게 실제 이익이 남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임대차가 끝난 뒤 이미 철거된 시설이나 특정 업종에만 맞는 시설은 비용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전기 용량 증설, 급배수 설비 개선, 방수·보강 공사처럼 건물 자체의 가치나 사용 가능성을 높인 부분은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비용상환 포기 특약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에는 "임차인은 필요비·유익비, 부속물매수청구권, 권리금, 시설비 등 일체의 비용상환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조항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특약이 있으면 임차인이 설치비를 돌려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특약의 문구와 체결 경위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포기한 권리가 필요비인지, 유익비인지, 부속물매수청구권인지, 부당이득반환청구까지 포함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약관처럼 일방적으로 제시된 조항이고 임차인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내용이라면 약관규제법상 문제가 되는지도 따져볼 수 있다. 약관규제법 제6조는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조항의 효력 문제를 다룬다.
따라서 계약서에 비용상환 포기 조항이 있다면 문구를 그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비용을 포기한 것인지, 임대인이 설치를 승낙했는지, 임대차 종료 후 시설을 누가 이용하는지, 조항이 개별 협의된 것인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철거 요구와 비용상환 청구는 함께 정리해야 한다
임대인이 전부 철거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설치물은 그대로 두고 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모순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시설물별로 나누어 정리해야 한다.
분리 가능한 집기와 장비는 임차인이 가져갈 수 있는지 확인한다. 건물에 결합된 시설은 철거가 가능한지, 철거하면 건물이 훼손되는지 본다. 임대인이 그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려는지, 다음 임차인에게 넘기려는지도 비용상환이나 부당이득 주장과 관련될 수 있다.
분쟁을 줄이려면 임대차 시작 당시 사진, 인테리어 공사계약서, 임대인의 동의 내역, 시설물 목록, 설치비 영수증, 임대차 종료 전후 사진을 정리해야 한다. 원상회복 견적서도 가능하면 항목별로 분리해 받아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임대차가 끝나면 인테리어를 전부 철거해야 하나요?
전부 철거가 당연한 것은 아니다. 계약서의 원상회복 조항, 설치물의 성격, 부합 여부, 임대인의 동의, 철거 시 건물 훼손 가능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통상적인 노후화까지 임차인이 모두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임차인이 설치한 인테리어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사안에 따라 다르다. 필요비나 유익비로 인정될 수 있는지, 임대인에게 객관적 이익이 남았는지, 비용상환 포기 특약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영업 목적에 맞춘 장식성 인테리어는 비용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
계약서에 비용상환 포기 조항이 있으면 끝인가요?
그 조항이 중요한 영향을 준다. 다만 조항의 문구, 포기 범위, 개별 협의 여부, 약관규제법 적용 가능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필요비, 유익비, 부당이득반환까지 모두 포기한 것인지 분리해 봐야 한다.
부합되면 임차인이 철거하지 않아도 되나요?
부합 여부는 소유권 귀속과 관련된다. 건물에 강하게 결합되어 분리하기 어렵다면 건물 소유자에게 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원상회복 특약이 있으면 철거 비용 문제가 별도로 생길 수 있으므로 계약서와 설치 경위를 함께 봐야 한다.
원상회복 분쟁에 필요한 자료는 무엇인가요?
임대차계약서, 인테리어 공사계약서, 임대인 동의 내역, 입주 당시 사진, 공사 전후 사진, 시설물 목록, 영수증, 원상회복 견적서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시설물별로 분리해 정리하는 것이 좋다.
작성: 조국환 변호사팀 | AUCTORITAS LA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