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보증금 반환과 건물 명도의 동시이행 관계에서 임차인이 확인할 판단 기준
AUCTORITAS LAB.
공간 분쟁 연구소. 조국환변호사팀.
주택임대차가 종료되면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와 임차인의 건물 명도의무는 동시이행 관계가 문제 된다(민법 제536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임차인은 명도를 거절할 수 있지만, 먼저 이사 가면 대항력을 잃을 수 있으므로 이사 전 임차권등기명령 등 보전 조치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동시이행 관계의 의미
동시이행이란 쌍무계약에서 각 당사자의 채무가 서로 대가관계에 있을 때, 상대방이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항변권을 말한다(민법 제536조). 주택임대차에서는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와 임차인의 목적물 인도(명도)의무가 이 관계에 있다.
동시이행 항변권이 있으면,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상태에서 임차인에게 명도를 강제할 수 없다. 명도소송에서 임차인이 동시이행 항변을 하면, 법원은 "보증금을 지급받는 것과 동시에 명도하라"는 조건부 판결을 선고한다. 무조건 명도 판결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동시이행 항변권을 행사하여 점유를 계속하는 임차인의 점유가 불법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7다224630, 224647). 따라서 임대인은 동시이행 항변 중인 임차인에 대해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다.
이행제공의 계속 필요성
동시이행 항변권을 유효하게 행사하려면 임차인도 자기 채무의 이행을 제공할 의사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동시이행 항변권을 행사하는 당사자도 상대방의 이행과 동시에 자기 채무를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이 준비 상태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22다302497, 302503).
실무적으로 임차인이 주의해야 할 점은, 명도 이행제공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임차인이 건물 안의 물건을 모두 반출하고 이미 다른 곳에서 거주하면서도 열쇠만 돌려주지 않는 상태라면, 점유를 계속 유지하면서 동시이행 항변을 하는 것인지, 이미 사실상 명도가 완료된 것인지가 다투어질 수 있다.
한편 사소한 원상회복의무(벽면 못 자국 보수 등)의 불이행만을 이유로 거액의 보증금 전체에 대해 동시이행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될 수 있다(대법원 99다34697). 원상회복 범위가 작고 보증금 액수가 큰 경우, 법원은 동시이행 항변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대항력 상실 위험과 임차권등기명령
동시이행 관계와 대항력은 별개의 제도이지만, 실무에서는 밀접하게 연결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은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해 효력이 생긴다(같은 법 제3조 제1항). 문제는 임차인이 이사를 가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대항요건을 상실하게 되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새 소유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주장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보증금을 받기 전에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항력 유지를 위한 보전 조치가 필요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은 임대차가 끝난 뒤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경우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차권등기가 마쳐지면 임차인이 이사를 가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된다.
임차권등기명령의 신청은 임대차가 종료된 후에만 가능하다. 신청 법원은 임차 주택 소재지의 관할 지방법원이나 시·군법원이다. 신청서에는 임대차계약서 사본, 임대차 종료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았음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한다.
명도소송에서의 동시이행 항변
임대인이 먼저 명도소송을 제기한 경우, 임차인은 답변서에서 동시이행 항변을 주장할 수 있다. 동시이행 항변이 인정되면 법원은 "원고(임대인)가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과 동시에 피고(임차인)는 건물을 명도하라"는 조건부 판결을 선고한다.
이 경우 임대인이 보증금을 공탁하면 명도 집행이 가능해진다. 공탁은 법원 공탁소에 보증금 전액을 맡기는 것으로, 공탁이 유효하면 임차인의 동시이행 항변권은 소멸한다. 임차인은 공탁금을 출급하여 보증금을 회수하고 건물을 명도해야 한다. 다만 임대인이 보증금 일부만 공탁한 경우에는 동시이행 항변권이 완전히 소멸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공탁금이 보증금 전액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임차인이 먼저 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하면, 임대인이 동시이행 항변을 할 수 있다. 이때도 법원은 "피고(임대인)는 건물을 인도받는 것과 동시에 보증금을 반환하라"는 조건부 판결을 선고한다.
주택임대차와 상가임대차의 차이
주택임대차에서의 임차권등기명령 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이고, 상가건물 임대차에서의 근거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6조이다. 제도의 골격은 유사하지만 적용 대상과 요건에 차이가 있다.
동시이행 관계 자체는 민법 제536조에 기초하므로 주택과 상가를 구분하지 않고 적용된다. 다만 대항력 유지를 위한 보전 조치를 검토할 때는 해당 임대차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대상인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대상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보증금을 안 돌려주는데 이사를 먼저 가야 하나요?
보증금 반환과 명도는 동시이행 관계이므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임차인은 명도를 거절할 수 있다. 다만 이사를 가야 하는 사정이 있다면, 이사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 대항력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명도소송을 받으면 무조건 나가야 하나요?
임차인이 동시이행 항변을 하면, 법원은 "보증금을 지급받는 것과 동시에 명도하라"는 조건부 판결을 선고한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지급하거나 공탁하기 전에는 명도를 강제할 수 없다.
동시이행 항변 중에 계속 거주하면 불법점유인가요?
동시이행 항변권을 행사하며 점유를 계속하는 임차인의 점유는 불법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7다224630, 224647). 임대인은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언제 신청할 수 있나요?
임대차가 종료된 이후에 신청할 수 있다. 임대차 기간 중에는 신청할 수 없다. 신청 법원은 임차 주택 소재지의 관할 지방법원이나 시·군법원이며, 임대차계약서 사본과 임대차 종료 및 보증금 미반환 소명 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상가 임대차에서도 동시이행 항변을 할 수 있나요?
동시이행 관계는 민법 제536조에 기초하므로 주택과 상가를 구분하지 않고 적용된다. 다만 대항력 유지를 위한 임차권등기명령의 근거 법률이 다르다. 주택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상가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6조에 따른다. 상가의 경우 대항력은 보증금 기준을 초과하는 임대차에도 적용되지만, 우선변제권의 적용 범위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작성: 조국환 변호사팀 | AUCTORITAS LA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