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하자와 잔대금 지급거절의 쟁점은 하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하자보수의무와 잔금 지급의무가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 하자보수비가 잔대금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가 함께 판단된다. 잔금 지급기 전 또는 상대방이 공사대금 청구를 본격화하기 전에 이 기준을 정리하지 않으면, 도급인이 오히려 잔금 미지급 책임을 다투게 될 수 있다.
도급계약에서 잔대금 지급과 하자보수의 법적 관계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고, 도급인은 그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한다. 민법은 완성된 목적물이나 완성 전 성취된 부분에 하자가 있으면 도급인이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또한 도급인은 하자보수에 갈음하거나 하자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항변 규정이 준용된다.
이 조항의 의미는 단순하다. 공사가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잔금을 무조건 지급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잔금 전부를 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자보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이 잔금 지급의무와 같이 고려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잔금 지급거절은 “하자가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자의 범위, 보수비, 미시공 항목, 공사 완성 여부, 상대방의 보수 제안 여부를 같이 보아야 한다.
하자보수비와 잔대금의 금액 비교
잔대금 지급거절에서 가장 먼저 볼 것은 하자보수비와 잔대금의 비율이다. 하자보수비가 잔대금보다 크거나 비슷한 경우와, 하자보수비가 잔대금의 일부에 불과한 경우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잔대금이 1,000만 원이고 객관적인 하자보수비가 900만 원이라면, 잔금 지급거절 또는 상당 부분 공제를 주장할 설명이 비교적 분명해진다. 반대로 잔대금이 1,000만 원인데 하자보수비가 80만 원 수준이라면 잔금 전부를 거절하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이 차이를 놓치면 분쟁의 방향이 바뀐다. 도급인은 “하자가 있으니 잔금을 안 준다”고 생각하지만, 수급인은 “공사는 완성됐고 잔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법적 판단은 이 두 주장 중 어느 표현이 더 강한지가 아니라, 금액과 증거가 어떻게 정리돼 있는지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완성 전 하자와 완성 후 하자의 구분
공사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면 미시공·오시공·하자를 구분해야 한다. 미시공은 약정한 일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고, 오시공은 약정한 방식과 다르게 시공된 것이며, 하자는 완성된 부분에 품질상 문제가 있는 경우다.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는 잔금 지급거절의 근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시공이 크면 “일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앞에 선다. 완성은 됐지만 일부 하자가 남아 있다면 “하자보수 또는 손해배상과 잔금의 관계”가 중심이 된다. 이미 목적물을 사용하고 있거나 상당 부분 완성된 상태라면 잔금 전부 거절보다 하자보수비 상당액 공제가 더 현실적인 쟁점이 된다.
민법은 도급 보수 지급시기를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연결하고, 인도를 요하지 않는 경우에는 일을 완성한 후 지급하도록 정한다. 그래서 공사가 완성됐는지, 인도가 있었는지, 도급인이 실제로 사용 중인지가 잔금 분쟁에서 함께 검토된다.
증거자료의 정리 기준
잔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면 하자 자체보다 하자보수비를 설명할 자료가 더 필요하다. 사진만으로는 “문제가 있다”는 점은 보일 수 있지만, 잔금에서 얼마를 공제할 수 있는지까지 설명하기 어렵다.
필요한 자료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계약서와 견적서다. 어떤 범위의 공사를 약정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시공 전후 사진과 동영상이다. 하자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공사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보여준다. 셋째, 하자보수 견적서 또는 전문가 의견이다. 보수비 산정이 있어야 잔금과 비교할 수 있다. 넷째, 보수 요청 및 상대방 답변 기록이다. 하자보수를 요청했는데 상대방이 거부했는지, 보수할 의사를 밝혔는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
증거 정리는 잔금 지급기 전에 하는 편이 안전하다. 상대방이 이미 소송이나 지급명령을 준비한 뒤에는 도급인이 방어자료를 뒤늦게 모으게 되고, 그 과정에서 핵심 자료가 빠질 수 있다.
소송 전 협의와 소송 방어의 차이
협의 단계에서는 잔금 전부를 거절할 수 있는지보다 “얼마를 공제하고 끝낼 수 있는지”가 현실적인 기준이 된다. 하자보수비가 객관적으로 정리돼 있으면 잔금 일부 공제, 직접 보수 후 비용 정산, 상대방 보수 후 잔금 지급 같은 방식으로 협의할 수 있다.
반면 소송 단계에서는 주장과 증거가 더 엄격하게 나뉜다. 수급인이 공사대금 청구를 하면 도급인은 하자, 미시공, 오시공, 손해배상, 동시이행항변을 구체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단순히 “마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전체적으로 부실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잔대금 지급거절은 분쟁 초기에 정리해야 한다. 잔금 지급기 전, 하자보수 요구 시점, 상대방의 청구 전후에 어떤 자료를 남겼는지가 나중에 책임 판단에 영향을 준다.
자주 묻는 질문
하자가 있으면 잔금을 전부 안 줘도 되나
하자보수비가 잔대금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다르다. 하자보수비가 잔금보다 작다면 그 범위 안에서 공제 또는 지급유예가 문제 될 수 있고, 잔금 전부 거절은 별도로 설명해야 한다.
업체가 하자보수를 해주겠다고 하면 잔금을 줘야 하나
상대방이 실제로 보수할 의사와 방법을 제시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보수 범위, 일정, 방법이 구체적이면 잔금 일부 지급과 보수 이행을 함께 조정할 수 있다.
하자 사진만 있어도 잔금 공제가 가능한가
사진은 하자 존재를 보여주는 자료일 뿐, 공제 금액을 바로 정하지는 못한다. 하자보수 견적서, 전문가 의견, 계약서 항목별 금액이 함께 있어야 잔금과 비교할 수 있다.
이미 영업하거나 입주해서 사용 중이면 불리한가
사용 중이라는 사정은 공사 완성 여부나 잔금 지급 범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사용 중이라고 해서 하자보수청구나 손해배상청구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잔금을 일부 지급하면 하자를 인정받기 어려워지나
잔금 일부 지급 자체가 하자 주장을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지급 당시 “하자보수비는 별도로 정산한다”는 취지를 문자나 합의서로 남기는 것이 분쟁을 줄인다.
작성: 조국환 변호사팀 | AUCTORITAS LAB
